마스크없이 일해? 초미세먼지도 사람 차별?

초미세먼지가 일상화 되다시피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마스크 없이는 나들이를 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늘은 연일 뿌옇습니다. 이러다간 방독면을 쓰고 생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니다.

3월들어 전국적으로 최악의 공기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중입니다. 정부나 지자체 문자메시지는 계속 공기질이 좋지 않아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도심은 온통 초미세먼지로 뿌옇습니다. 공기 중에 짙은 미세먼지가 끼어 가시거리는 평소의 1/4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졌지만 야외 나들이 대신 실내 생활을 합니다. 금요일이 3·1절이고 주말을 끼고 있어 예년 같으면 연휴 나들이로 차량이 막혔을 것입니다. 유원지마다 사람들로 넘실거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실내를 찾습니다. 외출을 할 때면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나다녀야 합니다.

일상화된 초미세먼지 공습을 살펴보기 위해 시리즈로 싣습니다. 그 세 번째로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이를 착용하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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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얼마나 심하길래?
1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세종 159, 대전 139, 광주 136, 제주도 82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최악의 공기질을 보였던 지난 1월 14일보다 더 짙은 올들어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수도권과 충청 등 곳곳에는 이틀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습니다.

2일에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온통 뒤덮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방에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습니다. 서울은 103㎍, 경기가 112㎍, 인천이 123㎍으로 평소보다 4배에서 5배가량이나 짙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많은 지역의 초미세먼지 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충남과 전북에는 초미세먼지 경보까지 발효 중입니다.

초미세먼지 발령 이미지

최악의 미세먼지라지만 “마스크도 없이 일해요”
1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덮쳐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이날 부산의 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쓸 겨를도 없습니다.

이날 한 아파트 공사장을 방문했습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합니다. 마스크를 쓰면 일하기가 불편하고 감독하는 분 눈치가 보여서 마스크를 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먼지가 풀풀 나는데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일을 합니다. 철근을 나르고 시멘트를 붓고 공사자재를 옮기면서도 마스크를 끼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공사장입니다. 고층아파트 페인트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줄에 매달려 일을 하고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야외에 일하는 사람들 마스크 없이 일해요
청소노동자들도 마스크 없이 일하기는 매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한 병원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병원 안팎을 오갔습니다. 이 분에게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굳이 미세먼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균을 만지기 때문입니다. 먼지도 직접 마시기 때문에 이들 청소노동자들에게는 마스크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라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져도 그렇고 평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병원에서 폐기물을 운반하는 50대 남성을 만났습니다. 그는 일반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 분은 일반 마스크라 초미세먼지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없는 것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그는 업체가 노동자를 걱정해 초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챙겨 주겠느냐라고 합니다. 생각다 못해 일반마스크라도 쓰는게 낫겠다 싶어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 초미세먼지 마스크 못써요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지는 날이 유독 많습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초미세마스크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대표적인 직종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유독 돋보이는 청소업무 종사자입니다. 또, 택배업무 종사자, 건설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야외에서 주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등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마스크는 필수 장비이지만 마스크를 끼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안껴도 보호 못받을까?
정부도 초미세먼지 마스크를 못쓰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정부는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단계부터 옥외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할 권을 권장했습니다. 건강보호 조치를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이 아니더라도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발령 사실을 알린 뒤 마스크를 쓰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일은 드뭅니다. 청소 같은 일은 용역업체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 업주들은 마스크 구입을 굳이 돈을 들여 구입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초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마스크 안 끼고 일하는 현장 목소리 들어보니
얼마전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진 날 병원 청소업무를 하는 50대 중반의 남성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예전과 달리 유난히 눈이 따갑고 목에 가래가 걸린 듯 칼칼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지급해주지 않아 마스크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상 초미세먼지 저감조치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입니다.

주차관리 직원 마스크 직접 구입
한 빌딩에서 주차원으로 일하는 4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초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마스크를 쓸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직접 약국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업체에서 마스크를 지급해 주지 않아 스스로 마스크를 사서 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스로 초미세먼지에 대처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에 돈이 들더라도 직접 사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 마스크 지급해야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청소업무 종사자, 택배업무 종사자, 건설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주차 업무에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초미세먼지 마스크는 직접 구입해서 끼지 않으면 이들은 사실상 초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이들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초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내려지거나 경보 등이 발령될 때에는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정부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