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세종대왕의 미소?…알듯말듯 한국인 표정 담아

돈의 언어-화폐-이황-이이

“세종대왕이 웃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1만 원권을 용돈으로 주고나면 한 번쯤 듣게 되는 말입니다. 평소 눈여겨 보지 않아서 1만 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표정을 알 수가 없었는데 자세히 보니 세종대왕 웃는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06년 발행한 1만 원권의 세종대왕 표정은 발행 당시부터 세간에 오르내린 화제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만 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표정은 그야말로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표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행 당시 이를 ‘세종대왕의 미소’로 명명해습니다.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알듯말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국민들 사이에 유통되고 있는 세종대왕의 표정은 2006년 발행 당시 그 전 보다는 입이 약간 벌어졌고, 왼쪽 눈썹이 조금 올라갔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 발행 당시 사람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며 금방 달라진 모습을 알아챘습니다. 당시 조폐공사는 한국인의 고유표정을 찾기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특정의 인상을 의도하고 이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조폐공사는 알듯말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처렴 느꼈다면 우리나라 고유의 한국적인 표정을 찾는 노력이 성공한 것 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곳에서 웃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등에 나타난 한국인의 웃음은 입 언저리에 살짝 걸친 은은한 미소 그 자체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웃음에 대해 원만하고 결 고운 얼굴 선을 타고 눈매와 입가로 번져가는 고요하고 그윽한 미소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슬픈가 하면 슬프지 않고 미소를 짓는가 하면 준엄함이 느껴진다고 평가를 합니다. 이런 웃음이 1만 원권 지폐 속 세종대왕 얼굴에 담겨있다는 것이 발행 당시 국민들이 내린 평가였습니다.

조폐공사는 1만 원권을 만들 당시 입가의 실선을 올리고 코 아랫부분을 더 진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눈을 그려 넣는데만 꼬박 15일이 걸리는 등 6개월간 16차례의 회의를 거듭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한국인의 표정찾기는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우리 통화당국은 오래 전부터 한국인의 표정찾기 노력을 기울여 왔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렇치만 통화당국의 이런 노력이 호평을 받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가령 5000원 권의 이율곡은 ‘서양 율곡’ 논쟁을 낳은 끝에 두 차례 표정이 교정되기도 했습니다. 1000원 권의 이황은 너무 마르고 병약해 보여 ‘여윈 이황’이라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로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비록 이황 선생이 어릴 적부터 잔병이 많았고 깔끔한 성품이었다는 고증을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한 나라의 통화인물 치고는 너무 우울하다는 것이 세간의 냉엄한 평가였습니다.

한국인의 표정 표준을 뭘까요? 이런 고민을 오늘도 통화당국은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표정이 만들어진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지폐나 동전에 이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화폐 속 미소는 통화당국의 고민과 일련의 작업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세간의 냉혹한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의 돈은 만들어지고 폐기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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