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내고 부자 안내?…국민건강보험료 불편한 진실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보건을 향상시키고 우리사회를 지탱해주는 사회안전망의 일환으로 참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시대 부의 재분배 효과에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인 상부상보의 정신까지 오롯이 들어 있어 살기좋은 나라 만드는데 크게 도움을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현실에 맞지않아 이곳 저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령 전세가격만 뛰어도 보험료가 쑥 오릅니다. 전세방에 살면서 소득이 아주 적어도 건강보험료를 많이 납부해야 합니다. 또한 직장에서 퇴직하고 난 후 집이 있다는 이유로 직장을 다닐 때보다 두 배 이상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가 월급쟁이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한 푼의 건보료도 내지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건강보험제도가 미처 사각지대를 살피지 않은 사이 우리사회엔 이런 꼼수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런 불합리한 제도는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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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제도가 뭐길래?
국민건강보험제도는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의 증진을 도모할 목적으로 도입한 사회안전망입니다. 공익적이고 상부상조 정신을 의료 분야에 접목한 것으로 국민들의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바램을 보험의 방식으로 충족시키고자 도입한 제도입니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산업재해보상보험·공무원연금·국민연금 등과 같이 사회보장 분야의 사회보험제도에 속합니다.

우리나라는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직장의료보험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했습니다. 1979년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1988년 농어촌지역 의료보험, 1989년 도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이 시행되면서 전국민 의료보험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1998년 10월 지역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 교원 의료보험공단을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으로 통합하였고, 2000년 7월부터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직장의료보험조합을 단일조직으로 통합하면서 의료보험이 건강보험으로,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제도 만족도 낮아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2016년도 건강보험제도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항목별 만족도(100점 만점) 가운데 ‘보험료 부과 공평성’이 58.9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국민건강보험료의 적정성’도 60.9점에 그쳤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6개 시·도 지역에서 현재 만20∼69세의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및 피부양자 가운데 표본 2000명을 추출해 1대 1 방문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정부가 올해 건강보험제도 만족도 조사에서 보험료 부과 공평성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보험료와 관련한 국민적 불만이 높게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이는 그동안 건강보험 부과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건강보험제도 부과 체계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사용자와 가입자가 50%씩 부담하는 직장가입자와 연간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500만원 초과세대는 소득·재산·자동차로, 500만원 이하 세대는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참가율(성ㆍ연령ㆍ재산ㆍ자동차로 평가)과 재산, 자동차로 부과하는 지역가입자의 삼원화된 구조로 돼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직장가입자에 얹혀 보험료 한 푼 내지않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나 고액보험료 부담 회피 목적의 고소득 자영업자의 위장취업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역가입자 소득 없어도 주택 있어도 비싼 보험료 부과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이 많습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이 전혀 없어도 주택·자동차 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올해 초 은퇴한 약 15만명의 건강보험료 변동을 조사한 결과 퇴직 전보다 보험료가 오른 사람이 전체의 61%나 됐습니다.

이들은 평균4만4천원이던 보험료가 은퇴 이후 12만9천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수 십억 원의 자산을 가졌는데도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함 때문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에 대한 민원은 2013년 5천729만건, 2014년 6천39만9천건, 2015년 6천725만5천건 등으로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지역 가입자가 불리한 보험료 체계 왜 발생?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산정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 외에 자동차와 재산은 물론 가족의 나이와 성별, 가구원 숫자도 따져서 부과됩니다. 은퇴 후 소득이 없더라도 재산 3억 원짜리 집 한 채를 갖고 있으면 이 재산에만 매달 12만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이와 달리 직장가입자는 임금소득을 기준으로 부과됩니다. 임금소득 외에 종합소득이 연간 72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임대소득 등 적지 않은 종합소득을 올리고 있는 고소득자들이 보험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연간 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일 때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해 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직장 그만뒀더니 오히려 소득 있을때보다 두 배 보험료

이러한 현행 제도는 직장을 그만 둔 후 지역가입자가 되면 일정한 소득이 없어도 오히려 소득이 있을 때보다 두 배 가량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이는 퇴직한 뒤 갑자기 불어난 고액 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위장 취업’이라는 탈법과 편법 행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인으로 등록하면 재산 규모에 상관없이 월급에만 보험료를 물려 보험료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저소득 지역가입자 장기 체납 양산한 잘못된 부과체계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장기 체납한 지역가입자 중 절반이 넘는 67.4%가 월 건강보험료 5만원을 내는 저소득층이라는 분석자료가 발표됐습니다. 특히 이들이 1년 이상의 장기체납자로 전환되면 병원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어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등 근복 대책이 필요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이 2016년 국정감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건강보험 장기체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가입자의 경우 6개월 이상 장기체납자가 134만7000세대였고, 체납 건강보험료는 2조115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직장가입자의 경우 사업장 기준으로 37개 사업장에서 2972억원의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역가입자의 경우 6개월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134만7000세대 중 76.1%에 달하는 102만5000세대가 1년 이상의 장기체납자였습니다.

체납 건강보험료도 6개월 이상 체납자의 체납액 2조1159억원의 91.3%에 달하는 1조9309억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지역 체납자의 대부분이 월 보험료가 5만 이하 세대라는데 있습니다.

 

 

부자들의 꼼수 피부양자 무임승차 이대로 둘 것인가?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연간 4천만원을 넘지 않고, 연금 소득도 4천만원을 각각 넘지 않으면 피부양자로 등재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를 부자들이 악용해 수십억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라도 보험료는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자 피부양자의 종합소득 기준을 2천만원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피부양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정부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보험료를 낼 능력이 충분하면서도 직장가입자 자녀에 피부양자로 얹혀 보험료를 내지 않던 19만명이 보험료를 내게 됩니다. 이른바 부자 직장인들이 월급 이외에 받는 이자나 임대 소득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추가로 매기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소득에 건강보험료 부과하고 직장 지역가입자 구분 없애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문제가 되자 일각에서는 모든 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매기는 방식의 개편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직장·지역 가입자의 구분을 없애고 퇴직금, 양도소득, 증여, 상속 등 소득 대부분에 건보료를 물리는 대신, 소득과 상관없는 재산, 자동차, 성별, 연령 등에 기초한 부과체계는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건강보험제도 운영의 묘 잘 살려야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베트남·라오스 등 개도국에 수출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칭찬했을 정도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제도입니다. 1977년 도입 후 약 40년이 지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이 상당히 이뤄졌지만, 그러나 이런 잘못된 보험료 부과 체계로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